그래픽노블_별을 모아 그리다
기간 : 2018. 12. 14(금) ~ 12. 27(목)
장소 : 스페이스 아크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 3길 16 1층 카페 뒷마당
아크AC 의 도움으로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아크AC 는 아티스트 공동체 Artists Community 입니다.
이번 전시는
<월간 그래픽노블>을 말하는 전시회 입니다.
그래서 전시회가 조용하지 않습니다.
4년 동안 <월간 그래픽노블>을 만들면서 알게 된 몇 가지 것들을 털어놓기도 하고,
2019년 1월 발행을 앞 둔 <매거진 그래픽노블> 29.1호를 말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졸업, 혹은 좀 더 나가 대학 졸업과 동시에 멈춰버린 우리의
<그림 언어 능력>과 <스토리텔링> 대해서도 말하고,
그림 언어 실어증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또 세계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함께 들여다보고,
아티스트들은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자기 이야기를 들려줄
‘마음의 대상’ 한 명 정하지 못 한 체 무엇을 쫓고 있는지 등에 대해
전시 내내 최대한 즐겁게 얘기할 예정입니다.
“개념의 세계에 이야기를 수놓는 사람들에 관하여”
전시를 여는 글
그림이 집을 찾는 과정 아닌가 싶다.
처음에 그림은 땅바닥에 그려졌다. 바람 불고 비가 오니 사라졌다.
그림이 동굴벽에 그려졌다. 지금도 가끔 그림은 벽이나 화장실에 그려진다.
그림이 캔버스로 들어가자 누군가 그들을 선택해서 줄을 세웠기 때문에 아무나 그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좀더 손쉬운 방법으로 종이를 찾았다.
그리고 책이라는 형태로 들어가려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문자라는 권위를 뽐내는 ‘문예’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들은 그림에게 자리를 내주는데 인색했다. 그나마 글 곁에서 장식으로 있어주는 정도만 허용했다.
몇몇 그림들이 신대륙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전단지였다.
그리고 신대륙은 신문, 잡지, 포털을 거쳐 현재 모바일까지 늘어났다.
이렇게 집을 계속 바꿔오며 살아남은 그림이 만화다.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정작 자신은 속으로 울던 만화 중에는 책이라는 집을 열망하는 이도 있었다.
잊혀지기 위한 그림이 아닌, 기억되기 위한 그림이 되기 위해
그런 시도들 중 하나가 ‘그래픽 노블’ 아니었나싶다.
그들은 자기만의 시각 언어로 소설을 쓴다.
이미 문예 곁에 자리하고 있던 ‘그림책’도 자기만의 둥지를 꿈꾸고 있지만 ‘문예’의 그늘에선 그게 잘 안 된다.
문예는 서사라는 잣대로 평가하길 좋아한다. 어디에도 새로운 시각 언어가 평가받을 구석은 없다.
세상의 모든 언어가 문자는 아닌데 말이지.
문예가 만화를 평가 하기 시작했다.
린드 워드, 아트 슈피겔만, 지피, 에릭 드루커, 닉 수재스, 닉 드라나소
하지만 그들은 소설로 불려지길 원하지 않는다. 이건 만화다.
형질에 생명을 부여해 영원을 꿈꾸는 것이 예술의 욕망 아닌가?
만화가 예술의 욕망을 추구하는 중이다.
그리고 이곳으로 한 무리가 더 오고 있었으니 그들은 디자인을 통해 존속해오던 그림 무리들이다.
시무어 크와스트, 톰 굴드 같은 양반들
아무튼! 전국민이 웹툰만 바라보는 이시대에 만화 예술 어쩌구랑 시각 언어, 개념적 사유 같은 말들이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
영화는 소설이 몸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스크린은 손바닥만한 화면으로 전락했다.
그린다는 건 개념적 사유의 형질화다.
아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면 안다.
아이는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그린다.
다만 자기가 어떻게 알고 있는지 의식하지 못 할 뿐이다.
이걸 천부적 재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 천재를 욕망하다가 이미 가지고 태어난 천부를 놓치고만다.
예술은 창작자 안에 있는 별을 형상으로 꺼내어 놓는 과정이고 결과물이다.
형상은 처음부터 이미 내면에 있었다.
전시회 기간 동안 내가 아는 별들을 소개하고,
내가 모르는 별도 하나씩 함께 발견해가고 싶다.
그가 누구라도 ‘함께’ 말이다.
전시 중에 여러분과 함께 말해나갈 사람
박경돈
<월간 그래픽노블> Publisher, Editor (2014년~현재)
<부두인형 사용설명서> Director (2012년 미장센 단편 영화제 경쟁)
<웰컴투 동막골> 1st Assistant Director (2005년)
<황산벌> Art.Props (2003년)
<접속> Computer Graphic (1997년)
<은행나무 침대> VFX Storyboard (1996년)
<그래픽 디자인>, <영화>, <다큐멘터리>,
<뮤직 비디오>, <광고>, <공연>, <VFX>, <3D 애니메이션>
<동국 대학교> 영화TV 전공 (2002년 졸업)
<경원 대학교> 시각디자인 전공 (1999년 졸업)
<부모> 박수명, 이길호
<아내> 김지선
<종교> 가톨릭 (세례명 루치아노)
<좋아하는 인물> 법정 스님, 헤르만 헤세,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래픽노블 제작 워크샵을 위한 <예고편 비슷한 강의>
/ 첫 강연 #intro : 12. 15(토) 3:00~3:30pm
/ Main 강연 #1 : 12. 21(금) 7:00~9:00pm
/ Main 강연 #2 : 12. 22(토) 3:00~5:00pm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연필이 가는데로 생각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그것들이 낙서가 되기 전에 얼른 지우는 힘이 필요하다.
게다가 자꾸 그림을 못 버리고 모으는 경향도 있다.
버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우고, 버리는 힘을 키우기 위해
매일 그려야한다.
그래야 뭘 지울지 알게 된다.
잘 지워야 그림이 명확해진다.
이게 창작의 패러독스다.
디자인도 마찬가지고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새롭지 않으면 헌 것이다.”
그래픽노블_별을 모아 그리다
기간 : 2018. 12. 14(금) ~ 12. 27(목)
장소 : 스페이스 아크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 3길 16 1층 카페 뒷마당
아크AC 의 도움으로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아크AC 는 아티스트 공동체 Artists Community 입니다.
이번 전시는
<월간 그래픽노블>을 말하는 전시회 입니다.
그래서 전시회가 조용하지 않습니다.
4년 동안 <월간 그래픽노블>을 만들면서 알게 된 몇 가지 것들을 털어놓기도 하고,
2019년 1월 발행을 앞 둔 <매거진 그래픽노블> 29.1호를 말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졸업, 혹은 좀 더 나가 대학 졸업과 동시에 멈춰버린 우리의
<그림 언어 능력>과 <스토리텔링> 대해서도 말하고,
그림 언어 실어증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또 세계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함께 들여다보고,
아티스트들은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자기 이야기를 들려줄
‘마음의 대상’ 한 명 정하지 못 한 체 무엇을 쫓고 있는지 등에 대해
전시 내내 최대한 즐겁게 얘기할 예정입니다.
“개념의 세계에 이야기를 수놓는 사람들에 관하여”
전시를 여는 글
그림이 집을 찾는 과정 아닌가 싶다.
처음에 그림은 땅바닥에 그려졌다. 바람 불고 비가 오니 사라졌다.
그림이 동굴벽에 그려졌다. 지금도 가끔 그림은 벽이나 화장실에 그려진다.
그림이 캔버스로 들어가자 누군가 그들을 선택해서 줄을 세웠기 때문에 아무나 그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좀더 손쉬운 방법으로 종이를 찾았다.
그리고 책이라는 형태로 들어가려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문자라는 권위를 뽐내는 ‘문예’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들은 그림에게 자리를 내주는데 인색했다. 그나마 글 곁에서 장식으로 있어주는 정도만 허용했다.
몇몇 그림들이 신대륙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전단지였다.
그리고 신대륙은 신문, 잡지, 포털을 거쳐 현재 모바일까지 늘어났다.
이렇게 집을 계속 바꿔오며 살아남은 그림이 만화다.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정작 자신은 속으로 울던 만화 중에는 책이라는 집을 열망하는 이도 있었다.
잊혀지기 위한 그림이 아닌, 기억되기 위한 그림이 되기 위해
그런 시도들 중 하나가 ‘그래픽 노블’ 아니었나싶다.
그들은 자기만의 시각 언어로 소설을 쓴다.
이미 문예 곁에 자리하고 있던 ‘그림책’도 자기만의 둥지를 꿈꾸고 있지만 ‘문예’의 그늘에선 그게 잘 안 된다.
문예는 서사라는 잣대로 평가하길 좋아한다. 어디에도 새로운 시각 언어가 평가받을 구석은 없다.
세상의 모든 언어가 문자는 아닌데 말이지.
문예가 만화를 평가 하기 시작했다.
린드 워드, 아트 슈피겔만, 지피, 에릭 드루커, 닉 수재스, 닉 드라나소
하지만 그들은 소설로 불려지길 원하지 않는다. 이건 만화다.
형질에 생명을 부여해 영원을 꿈꾸는 것이 예술의 욕망 아닌가?
만화가 예술의 욕망을 추구하는 중이다.
그리고 이곳으로 한 무리가 더 오고 있었으니 그들은 디자인을 통해 존속해오던 그림 무리들이다.
시무어 크와스트, 톰 굴드 같은 양반들
아무튼! 전국민이 웹툰만 바라보는 이시대에 만화 예술 어쩌구랑 시각 언어, 개념적 사유 같은 말들이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
영화는 소설이 몸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스크린은 손바닥만한 화면으로 전락했다.
그린다는 건 개념적 사유의 형질화다.
아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면 안다.
아이는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그린다.
다만 자기가 어떻게 알고 있는지 의식하지 못 할 뿐이다.
이걸 천부적 재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 천재를 욕망하다가 이미 가지고 태어난 천부를 놓치고만다.
예술은 창작자 안에 있는 별을 형상으로 꺼내어 놓는 과정이고 결과물이다.
형상은 처음부터 이미 내면에 있었다.
전시회 기간 동안 내가 아는 별들을 소개하고,
내가 모르는 별도 하나씩 함께 발견해가고 싶다.
그가 누구라도 ‘함께’ 말이다.
전시 중에 여러분과 함께 말해나갈 사람
박경돈
<월간 그래픽노블> Publisher, Editor (2014년~현재)
<부두인형 사용설명서> Director (2012년 미장센 단편 영화제 경쟁)
<웰컴투 동막골> 1st Assistant Director (2005년)
<황산벌> Art.Props (2003년)
<접속> Computer Graphic (1997년)
<은행나무 침대> VFX Storyboard (1996년)
<그래픽 디자인>, <영화>, <다큐멘터리>,
<뮤직 비디오>, <광고>, <공연>, <VFX>, <3D 애니메이션>
<동국 대학교> 영화TV 전공 (2002년 졸업)
<경원 대학교> 시각디자인 전공 (1999년 졸업)
<부모> 박수명, 이길호
<아내> 김지선
<종교> 가톨릭 (세례명 루치아노)
<좋아하는 인물> 법정 스님, 헤르만 헤세,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래픽노블 제작 워크샵을 위한 <예고편 비슷한 강의>
/ 첫 강연 #intro : 12. 15(토) 3:00~3:30pm
/ Main 강연 #1 : 12. 21(금) 7:00~9:00pm
/ Main 강연 #2 : 12. 22(토) 3:00~5:00pm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연필이 가는데로 생각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그것들이 낙서가 되기 전에 얼른 지우는 힘이 필요하다.
게다가 자꾸 그림을 못 버리고 모으는 경향도 있다.
버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우고, 버리는 힘을 키우기 위해
매일 그려야한다.
그래야 뭘 지울지 알게 된다.
잘 지워야 그림이 명확해진다.
이게 창작의 패러독스다.
디자인도 마찬가지고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새롭지 않으면 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