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슬북슬 (8/25-31)





< 북슬북슬 >

2023.8.25(금) - 31(목)

12PM - 7PM

SPACE AC 1관 (마포구 토정로3길 16, 뒷 마당,1층)

@space_ac_gallery




그림을 좋아하는 건지 책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건지

골방에 박혀 작업을 하는 건지 딴청을 피는 건지

여름 저녁 더위에 지쳐 산책을 하는 건지 그냥 헤매는 건지

모호한 이들이 슬금슬금 평상에 모여들었다.


“다들, 그림책은 왜 만드시우?”


어색함을 깨려고 던진 질문같은데 애꿎게 여름밤이 맞아 더 어두워져버렸다.

도화지를 접어 꾸역 꾸역 책을 만들던 첫 마음은 무슨 솓구침 때문이었나.

출판, 마감, 계약, 증쇄, 기획, 베스트셀러 (꺅 부럽), 판매지수, 67세, 노노 영유아, 그럼 100세, 볼로냐(함 가보자), 홍보, 강연, 냅다 공연까지...

이런 소리들을 들으며 굴러오다보니

동그스름하고 누리끼리하며

조약돌이라기엔 작고 모래라기엔 애매하게 큰 것들만 남아

바다도 아니고 강도 아닌 어디 쯤에

도착한 것도 아니고 끼여버린 것도 아니게

만났다.


모기가 문다.

누군가 심하게 다리를 북북 긁는다.

“십자가를 새겨 보세요.”

“아직도 그런걸 해요?”

“가려울땐 그거만한게 없어요.”

“이놈의 털은 준 것도 없는데 뭐 이렇게 북슬북슬 빨리 자라는 거야?”

“에이, 안나는 것 보다야 북슬북슬 한게 좋지요. 건강해보이고.“

”북슬북슬 한게 좋은건가요?“

”아무래도..?“

”그럼, 합시다 까짓거.

북슬북슬.“

...

”그럴까요?“

평상에 밤은 시원하고

어딘가에서 북슬북슬 자라는 기분이 불어왔다.




전시 작가

꿈붕어

둥글고래

피스타치오

만큐

미몽

오히려尙

후크